대학 졸업식 전 날이었다.
뜻하지 않게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 교수님을 찾아갔다.
교수님과 얘기를 하다가 교수님이 문득 물으셨다.
"졸업하기 전에는 참 친했는데 졸업하고 나서
왜 날 찾아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일까?"
난 순간 당황했다.
사실 나도 그 교수님과 사적으로 애기해본 것은 그 날 뿐이었으므로....
하지만 왠지 내 맘 같았다.
그래서 말했다.
"아마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이기 때문에,
그래서 잘 되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요?"
교수님은 말했다.
"그래? 그런 생각은 못했는데....하지만 오히려 난,
어려운 처지일수록 내게 찾아와 용기를 얻고 가게 되면 더 기쁠 것 같아...."
어릴 때는 의지하는 것을 당연스레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
스스럼없이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사람을 의지하였다.
기쁜 일을 나누면 두 배고, 슬픈 일을 나누면 반이 된다.....
나는 그렇게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쁜 일은 두 배로, 슬픈 일은 반으로 나눌 사람에게
기쁜 일은 배로 나누고 싶어도,
슬픈 일은 알리고 싶지 않게 되었다.
기쁜 일은 적고, 슬픈 일은 많기에
슬픈 모습이 많은 자신이 바보같게 느껴져서,
그런 모습을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오래 전, 유일하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다 털어놓을 수 있던 사람이
내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떠나간 후,
슬픔을 가슴 속에 감추고 살아가게 되었다.
나약한 자신을 감추게 되었다.
이제는 스스럼없이 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던 나 자신은 점점 사라지고,
포장지로 포장된 내가 점점 남을 뿐이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부담을 주기 싫은 마음이 위로받고 싶은 마음보다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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