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에서 "브이 포 벤데타"라는 영화를 봤다.
주인공은 독재정권의 미래사회로 옛날 국회의사당을 폭발하려다 사형당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V(브이)"이다.
브이는 예전 우리나라의 삼청교육대처럼 반사회적인 사람들을 집단수용한
수용소에서 인체실험을 당하다 만들어진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몬테스토 백작의 단테스처럼 브이는 처음에는 자신을 괴물로 만든
정부에 대한 복수심으로 일을 벌이지만 "이비(나탈리우드)"를 만나면서
자신만의 증오심에서 서서히 벗어나 다음 세대에게 진정한 인간의 자유와
미래의 희망을 주기 위해 싸우게 된다.
이 영화에서 "이비"로 분한 나탈리우드는 삭발의 투혼을 보여준다.
영화 곳곳에서 마치 2차대전 당시 히틀러와 유태인 수용소의 이미지가
많이 배어나와 미래사회가 아닌 마치 20세기 초반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탄탄한 구성과 극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줄거리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특히 영화 엔딩 부분에서 베토벤의 음악소리에 맞춰
국회의사당 건물이 폭발하면서 폭죽이 터지고, 폭죽이 "V"자를 그리며
사그라들 때 깊은 감동이 몰려왔다.
밥 먹으며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였지만,
오래간만에 정말 괜찮은 영화를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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