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차이나

트랜스포머2-미국의 이데올로기를 파헤치다

simpara 2009. 7. 28. 14:47

이 글은 <트랜스포머2>를 본 한 중국기자가 쓴 평론이다. 이 영화가 그저 볼거리가 가득한 액션영화라는 시각보다는 미국과 미묘한 대치와 긴장감을 가진 중국의 한 기자가 쓴 비판적인 시각이기에 매우 흥미로웠다.

 

 

<트랜스포머2>는 <트랜스포머1>과 마찬가지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화로 시각효과를 맘껏 누렸다. 그런데 <트랜스포머2>는 미국의 이데올로기와 현재의 국가심리를 반영했으며 이 영화를 통해 미군은 세계 전략과 무기장비 보급에 대한 의도 역시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첫째, 미국의 선진무기장비가 <트랜스포머2>에서 많이 선보였다. 미국국방부가 마지막 대결전 촬영을 위해 촬영팀에게 뉴멕시코에 있는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시험장(WSMR)을 제공했으며 또한 A-10전투기 2대, F-16전투기 6대, 험비(Hmmwv) 10대, 탱크 M1A2 2대,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 등 우수한 장비들을 제공하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앞에서 소개한 이 무기장비들은 국제무기사장에서 판매량이 매우 높은 미국의 ‘기존제품’으로, 영화에서 이들 장비는 기동성과 우수성을 한껏 뽐냈으며 잠재적 바이어들과 분쟁지역의 국가들에게 이들 장비는 의심할 바 없이 매우 큰 유혹이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이들 장비는 최첨단 장비가 아니다. 미국이 분쟁지역과 제3세계 국가에게 널리 판매하는 F-16전투기를 예로 들자면, F-16전투기가 기술적으로 우수하긴 하지만 미국의 최첨단 전투기는 아니다. 현재 미국공군의 최첨단 전투기는 F-22로 아직 국외로 수출되지 않았으며 F-16전투기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차세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말하는 것은 ‘영화를 보고 우리의 뛰어난 무기를 보고 사라. 그러나 최고로 좋은 것은 팔지 않겠다. 거액을 쏟아부어도 앞으로도 우리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트랜스포머1>은 미국자동차만을 광고했지만 2편은 자동차와 무기광고를 같이 했다. 더군다나 이 광고를 보려면 돈을 내야한다!”고 썼다.

둘째, 미국의 국가전략과 군사배치는 전 세계적인 범위이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당연히 이 전략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미군과 오토봇이 상하이 거리에서 디셉티콘과의 싸움을 시작으로 이집트에서 공군이 피라미드를 점령하고 있던 디셉티콘의 로봇을 공격하는 장면까지 미국의 고질적인 생각을 볼 수 있었다. 즉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에 맞선다는 가상설정상황이든 지구내부의 지역충돌 및 인류전쟁에 맞서는 상황이든 미국을 핵심으로 한 정치체계 및 미군을 중심으로 한 지휘체계가 세계의 안전과 인류문명을 지킨다는 것이다.  <트랜스포머2>는 같은 날 전 세계에 동시상영됐다. 그리고 <트랜스포머2>가 반영한 미국의 강력한 힘과 미군의 평화수호 및 정의에 대한 가치관은 은연중에 전 세계인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미국이 세계 각지에 주둔하는 것은 합법적이자 정의이며, 미군이 없다면 어느 날 정말로 외계에서 침략자나 지구 내부의 ‘악의 중심세력 및 국가’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느냐고 알려준다.

셋째, 미국군인의 이미지를 미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트랜스포머1>에서 미국군인과 중동지역의 어린이가 진한 우정을 맺는 장면이 있고, <트랜스포머2>에서는 디셉티콘이 이집트의 한 마을을 습격했을 때 미군이 아랍 민병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투를 하는 장면과 마을 사람들이 낙타를 타고 떠나도록 하는 장면이 있다. 이것은 군인과 민간인 사이의 매우 친밀한 정을 보여준 씬으로 중동에서 미군의 나쁜 이미지를 미화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한 트랜스포머의 팬은 “어렸을 때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를 봤었는데, 애초에 인류의 무기가 트랜스포머와 격투를 벌일 상대가 되지 않더군요. 하지만 영화<트랜스포머2>에서는 인류의 무기가 디셉티콘을 무찌를 수 있을 정도예요. 안하무인의 디셉티콘이 미군의 구축함이 쏜 폭탄에 피라미드에서 쫓겨나버리죠”라고 말했다. 영화를 위해 미국 국방부는 전혀 거리낌없이 촬영장소와 각종 전투무기를 제공한 것 외에도 막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와 휴가를 보내던 현역군인들을 동원해 촬영에 막대한 지원을 하면서 요구한 단 한가지가 바로 미군에 대해 좋은 인상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헐리우드가 영화를 통해 전 세계에 미국의 가치관을 전하는 일은 자주 있었다. 과거에는 <타이타닉>이 그랬고, 지금은 군측 협력에 있어서 <트랜스포머>가 가장 성공적이라고 생각된다.

 

 

                                                                                                                        출처: 中国青年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