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섹스 앤 더 시티> 그리고 중국판 섹스 앤 더 시티 <발칙한4녀>

simpara 2010. 5. 16. 01:43

 

 

 

<섹스앤더시티>는 뉴욕커인 네명의 성공한 커리우먼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캐리, 샬롯, 사만다, 미란다' 이 네명의 여성이 주인공으로, 성공한 커리우먼인 이 네 여성의 사랑과 우정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그 중에서 이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캐릭터는 '캐리'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섹스앤더시티>를 모방하여 <발칙한 4녀>(원제: <好想好想谈恋爱>)를 제작하였다. 우연히 중화TV에서 보고 좋아해서 중국 사이트에서 다운 받을 정도였다. <발칙한4녀>에서는 <섹스앤더시티>처럼 네 명의 성공한 커리어우먼인 '탄아이린, 리밍랑, 마오나, 타오춘'이 등장한다. 그리고 '캐리'를 따 온 캐릭터가 '탄아이린'이다. <발칙한4녀>는 비록 <섹스앤더시티>를 모방하였지만, 동양적인 사상과 스타일이 돋보인다.

<발칙한4녀>에서는 <섹스앤더시티>의 주요 애정 전선인 '캐리와 빅'의 구조를 따라 '탄아린과 우위에펑'의 애정구조가 이 드라마의 주요 애정전선을 좌우하고 있다.

<발칙한4녀>와 <섹스앤더시티>가 다른 점은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와 빅이 마지막 시즌6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남으로써 시청자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데 비해, <발칙한4녀>의 끝은 <섹스앤더시티>에서 자유연애주의자인 사만다의모습을 표현한 마오나가 갑자기 결혼을 하고 결혼에 대한 예찬을 하면서 끝나는....황당한 시추에이션으로 마무리된다. 그전까지 보여주었던 <발칙한 4녀>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흐지부지한 마무리로 인해 퇴색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사만다의 자유분방함을 동양적인 정서로 제한해 버린 것은 크나큰 유감이었다. 서양과는 다른 동양적인 정서를 보여주기 위해 자유연애주의자인 사만다의 분신 마오나를 갑자기 결혼예찬자로 바꾸어 일종의 '자극효과'를 주려고 했는지는 모르나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발칙한4녀>가 <섹스앤더시티>의 모방작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궁금한것은 캐리와 빅의 결말이었던 것처럼, 탄아이린과 우위에펑의 결말이 어떻게 됐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발칙한4녀>에서는 우위에펑이 미국으로 떠나는 것을 끝으로 탄아이린과의 관계를 끝맺는다. <섹스앤더시티>에서 빅이 갑자기 프랑스로 가는 설정을 모방한 것이다. 사실 빅이 갑자기 프랑스로 가버리는 설정으로 극 중간에 빠졌을 때, 뭔가 찝찝한....다 씻어버리지 못한 뭔가가 있는 느낌이었지만, 그것을 시즌6에서 다시 빅을 등장시켜 끝을 맺음으로써 그 찝찝함을 씻겨주었다. <발칙한4녀>에서는 하필이면 그 찝찝한 헤어짐을 탄아이린과 우위에펑의 마지막으로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캐리와 빅이 잘 되기를 바랬고 원작에서 성공적으로 그 바람이 이루어진 것처럼 중국판에서 탄아이린도 그러기를 바란 개인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그리고 당시 드라마를 찍을 때 <섹스앤더시티>가 아직 시즌 완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긴 하더라도......적어도 <섹스앤더시티>를 사랑하는 시청자라면 캐리와 빅이 마지막까지 극의 애정전선에 크나큰 맥을 이루며 끌고 갔던 것처럼, 탄아이린과 우위에펑의 애정전선이 마지막까지 큰 맥을 이루기를 바랬을 것이다. 사만다의 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마오나의 뜬금없는 결혼으로 충격을 주는 것보단 말이다.

어느 정도 큰 맥락은 원작에 따라갔지만 그 속의 사소한 내용들은 동양적인 정서로 풀어내었고 나름 가장 재미있게 본 중국 드라마였지만 역시 결말이 너무 흐지부지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중국판 <섹스앤더시티>였다.